본문 바로가기
스웨덴에서의 나날들

운 좋게 본 오로라 (Aurora/Northern lights)

by 안 매운 김치만두 2023. 1. 12.
반응형

운 좋게 남긴 사진

나는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에 오면 밤마다 오로라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스웨덴에서도 오로라를 보기 힘들다. 

 

우선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는 계절과 달이 따로 있고 어디에 사냐도 오로라 관측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내가 교환학생을 했던 도시와 지금 살고 있는 마을은 스웨덴 남쪽에 있다. 

 

내가 사는 곳은 파란 핀, 수도 스톡홀름은 노란 핀,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는 곳은 빨간 핀

 

스웨덴 국토는 엄청 길고 나름 북쪽에 있는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반을 타고 가서

최북단 지역으로 가야 한다. 우리 마을에서 스톡홀름까지 차로 대략 여섯 시간, 기차로는 네 시간... 

무튼 보러 가기 위해 기나긴 여행을 해야 한다. 

또 아주 추운 곳으로 여행 가서 밤에 오로라 보기 적정 시간에 한두 시간씩 영하 20도 야외에서 벌벌 떨면서 

오로라를 기다리는 여행 코스가 생각보다 비싸다! 

개썰매나 아이스호텔 등 이색적인 체험코스들도 있고 직접 본 선명한 오로라는 너무나도 황홀하지만 

직접 다녀온 지인들 말로는 너무 너무 춥고 삼사일 다녀오는데 적어도 백만 원 훌쩍 쉽게 든다고 한다. 

 

그래서 여태까지 아쉽지만 최북단 오로라 여행 갈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다. 

 

 

그런데 작년 겨울부터 어느 새 동네 사람들이 마을 호숫가에서 오로라를 봤다는 얘기들이 종종 들렸다!!

 

말이 되나 ;; 하다가 소셜미디어 인증샷들을 보고 나도 너무나도 보고 싶어 졌다!

 

주변 동네 친구들과 다들 오로라 알림 앱을 깔고 희미한 확률이라도 뜨는 날들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 날, 오후 다섯 시경, 오로라 앱에서 관측 가능성이 꽤 높다고 알람이 떴고 

저녁 먹자마자 아주 꽁꽁 싸매고 호수가로 달려갔다. 

 

영하 10도 한겨울 밤 호숫가에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다들 핸드폰과 함께 두 리번 두리번거렸다. 

 

어두운 밤 하늘에 약간의 흐린 부분이 보였던거 같다.

 

나도 쌩눈으로 보면서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아주 약간 흐릿한 빛이 깔린 듯한, 다른 부분보다 살짝 옅은 부분이 있는 거 같은데 저거인가?? 하다가 누군가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오로라다!!! 

왜 쳤고 다들 핸드폰 촬영 모드로 밤하늘을 보면서 환호했다. 

 

오로라가 점점 나타난다!
흐릿하지만 나름 오로라 !

 

왜 이렇게 흐릿해?? 할 수 있지만 최북단까지 가지 않고 동네에서 볼 수 있었던 오로라 치고 예뻤고 

별이 많은 밤하늘을 수십 번 핸드폰으로 촬영해 봤지만 저런 빛이 나타난 적은 처음이었다!

 

핸드폰 수명이 더 빨리 다는 게 보일 정도로 추웠지만 

생에 처음으로 오로라를 봐서 감사하고 행복했다!!! 

 

 

 

 

이후로 나는 겨울 밤 오로라 앱 알림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