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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의 나날들

스웨덴 좋아? 뭐가 좋아?

by 안 매운 김치만두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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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스웨덴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사실 오기 전에 멈칫한 점들이 많았다.

겨울이 길고, 물가도 비싸고, 직항도 없고 구시렁구시렁... 

 

2018년 홀로 직장인으로 돌아와서 마냥 즐거웠던 짧은 교환학생 때는 몰랐던 많은 어려움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 스웨덴 좋아?라고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네! 대답과 함께 대표적으로 말하는 이유들이 있다. 

 

1. 편안한 분위기 

 

엥? 춥고 상점들도 일찍 문 닫고 교통편도 한국에 비해 불편한데 편안하다니?

여기서 말하는 편안함은... 만약 내가 겨울 내내 같은 외투, 목도리, 모자 하나씩만 입고 다녔다고 해도 

신경 안 쓰이는 것을 말한다.

심지어 고가의 브랜드 패딩, 코트, 가방이 없더라고 해도 괜찮은 느낌. 

수도인 스톡홀름이나 우리나라 광역시 정도의 다른 큰 도시들에 가면 아무래도 다양한 고가의 브랜드를 신경 쓰는 사람들을 더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 디자인들을 더 애용하는 듯하다. 

 

한국에서는 매 해마다 겨울에 유행 따라, 아님 질리니까 겨울 외투 한 두 개씩 샀었던 거 같은데 

여기서는 춥고 변덕스러운 날씨에 방수도 되고 따뜻하고...  드라이클리닝 못 해도 괜찮은 옷들을 더 자주 찾는 거 같다. 

 

옷으로 예를 들었지만 한 마디로 한국보다 품위유지(?)에 대한 신경과 비용이 덜 든다. 

중년의 직장인들이 종종 가죽가방이 아닌 비 맞아도 괜찮은 방수 재질로 된 백팩을 메고 출근하는 모습 보면

한국도 많이 다르다는 생각도 들고 합리적이고 좋은 것 같다. 

 

또 다른 예로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 마을에 전쟁으로 인해 스웨덴으로 피난 온 난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미디어로 접하던 난민들의 모습과 마을에 같이 살아가고 있는 난민들의 모습을 사뭇 달라고 

스웨덴에서 수용하기로 한 난민들에게 정착 지원을 잘한다고 들었다. 

갑자기 왠 난민 얘기?     여기에 있는 마트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면 누가 난민이고 아주 부잣집 사람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깊숙히 드려다 보면 꼬집을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겠지만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덜 느낄 수 있는 

환경인 것 같다. 

 

2. 합리적인 물가 

 

스웨덴에서는 인건비가 들어간 서비스 (미용, 인테리어 시공, 요리, 자동차 정비 등등) 혹은 교통비는 한국보다 비싸다. 

하지만 생활비는 합리적인 것 같다. 

 

대표적인 예는 휴대폰 통신비!

문자, 통화 다 포함되고 한 달에 4기가 데이터 쓸 수 있는 통신비가 한 달에 99 크로나!

정확하게 환율을 계산하면 대략 12000원보다 적은 돈이지만 스웨덴에서는 9900월 같은 느낌이다. 

인터넷 속도 충분히 괜찮고 싼 거 같다! 

 

한국에서 만원을 들고 재래시장이 아닌 마트에 가서 제대로 된 한 끼 먹을 재료를 몇 개나 살 수 있을까?

환율을 고려하지 않고 스웨덴에서 돈을 벌어서 쓰는 입장에서 

한국의 만원과 같은 100 크로나로 장을 보면 계란 한 팩, 우유 일 리터, 닭봉이나 닭다리, 샐러드 야채 한 팩, 양파나 감자 서너 개, 사과 두세 개... 무튼 여러 개 살 수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장보기 편 한 번 써봐야지). 

스웨덴이 독일이나 동유럽 국가 등 다른 유럽국가 보다 마트 장 보는 비용이 비싸다고는 하고 여기도 요새 인플레이션 때문에 불만이 이만 저만 아니지만 확실한 건 한국보다 장 보는 물가는 합리적인 것 같다. 

 

3. 너무나 가까이 있는 자연

 

내가 사는 곳은 나무가 많기로 많은 스웨덴 지방에 있는 작지만 나름 발달한 (도시라고는 부를 수 없는) 마을이다. 

마을 중간 중간에 한국에서는 고라니나 사슴 같은 무스가 사는 숲들이 군데군데 있고

 

마을 중심가에서 집 가는 길. 집들 뒤로 삼십분 이내로 한 바퀴 돌 수 있는 숲이 보인다.
집 뒤에 있는 숲 안의 산책로
여전히 숲 안... 종종 쓰러진 나무도 저렇게 놔둬서 숲과 어우러지게 된다.
숲 한 귀퉁이로 나오다 보면 마을에 있는 이케아 매장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우리 마을 작지만 이케아 매장이 있다!

 

마을 중심가에서 

자전거로 15분 거리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천연 호수가 있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호숫가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써야겠다.

차로는 5분, 자전거로는 15분, 자연호수 beach로 가는 길
내가 너무 사랑하는 Lake Möckeln

 

 

4. 나름 확고한 워라벨 ?!

처음에는 적응이 너무 안 되었고 이해하기도 힘들었지만 스웨덴식 Work and life balance! 워라벨!

대부분 퇴근 시간에 칼퇴, 퇴근 이후에 오는 메일이나 직장 내 메시지에 답하지 않는 게 당연하고 (개인마다 답하고 싶은 사람은 답하고 답해도 괜찮다.) 미팅 중에 퇴근 시간이 걸릴 거 같으면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떠도 괜찮고 이해받을 수 있다. 

만약 직장에서 미팅으로 인해 퇴근시간이 늦어진 경우 당당하게 편하게 매니저와 상의 후 다른 날 빨리 퇴근할 수도 있다. 

직장에서 직원들이 당당하게 업무량이 과도하다, 직원들의 웰빙에 대해서 (들어지던 안 들어지던) 개선 요구를 할 수도 있는 환경에 처음에 많이 놀랐다. 완벽하지 않고 한국 대기업에서 주는 엄청난 보너스나 복지혜택과는 약간 다르지만 고용인들이 당당히 업무 환경에 대해 느끼는 바를 매니저들과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점이 너무 놀라웠었다. 

 

 

 

 

 스웨덴은 아이를 기르기 정말 좋은 시스템을 갖추었고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크게 아프면 큰돈 들이지 않고 거의 무상으로 수술받을 수 있고... 등등.. 다른 좋은 점도 많고 

불만이라고 느끼는 점들이 좋은 점으로 보이기도 하고, 좋다고 생각하던 부분이 나빠 보이는 등 종종 바뀐다.

 

 

하지만... 위에 느끼는 바들은 여기 살면서 늘 감사하고 있는 점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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