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13년 전에 홍콩 와서 본 폭죽놀이 진짜 멋있었는데 그렇지?"
"맞아, 그전이 그 후나 그런 폭죽놀이 본 적이 없었던 거 같네."
그때 만두군 왈
"앗, 근데 올해는 홍콩에서 공식적인 폭죽놀이 안 할거 같아요... 정부에서 폭죽놀이에 대해 아무런 공지가 없네요.."
헉.... 코로나 규제 거의 다 풀린 거 같은데 준비가 늦어서 그런가 왜 안 하나요 ㅠㅠㅠㅠ
아쉬웠지만 그래도 4년 만에 아시아에서 엄마랑 같이 연말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기로 하고
대신 너무나도 그리웠던 빅토리아 피크에 가서 야경을 보기로 했다.
마침 일 년 동안 진행 하던 보수공사가 끝나서 더 좋아졌다고 하는데 기대된 마음으로 갔다.
12월 31일, 도시 중심가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Causeway bay 중심가랑 멀지 않은 빅토리아 피크에는
트램 티켓을 파는 매표소 앞부터 전반적으로 텅텅 비었었다.
"아직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없어서 그런가 붐비지 않고 너무 좋다~~~~~!"
매표소에는 트램 티켓이랑 피크 야경을 보는 스폿이 있는 SKY Terrace 428 전망대 입장권을 판다.
13년 전에는 빅토리아 피크 트램 색깔이 빨간색이었는데 이제는 녹색으로 바뀌었다.
피크 트램 올라가는 길에 야경 감상을 위해 트램 안 전등을 꺼준다~
피크 트램 올라가는 길은 왼쪽에 앉는 것을 추천! 나무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도시의 불빛을 보니 점점 더 설레었다.
정상에 내려서 전망대 건물 주위에 주변에 식당이나 상업 시설도 많았는데 우리는 무조건 전망대로 직진했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전망대 안에 기념품 가게도 너~~~~ 무 많았고 전망대 올라가는 층 전까지
왁스 뮤지엄, 식당, 이런저런 상업 시설이 너. 무. 많은 듯했지만 우린 눈길도 주지 않고 무조건 전망대로!
전망대에도 다행히 사람이 많이 없었는데 입구에 나가자마자 갑자기 어떤 무척 다정한 아저씨가 우리 보고
사진 찍어준다고 갑자기 오라고 끌고 가서 뭐지 하고 끌려? 갔다.
사진 제일 잘 나오는 스폿이라고 지정해 주고 티켓을 하나 준 다음에 사다리에 올라가서 찰칵찰칵 열몇 장 찍어주는데
나중에 전망대 나갈 때 보고 마음에 들면 사라고 하고 보낼 땐 쿨하게 보내고 다음 사람 데리고 와서 또 촬영...
나중에 보니 사다리 위에서 각도가 우리 얼굴들 예술적인 v라인으로 만들어줘서 잘 나온 사진들이었으나
사진 한 장에 300 홍콩 달러가(당시 환율 47000원) 넘어서 안 샀다.... (아쉽게도 너무 상업적으로 변한 빅토리아 피크...)
이 광경 변하지 않았구나... 그리웠어 빅토리아피크~
피크에서 내려온 후 저녁 식사 및 휴식을 하고 우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정 전에 완차이 호텔 주변
Exhibition centre로 나가보았다. 폭죽놀이는 안 해도 레이저 쇼는 한다는데 뭐라도 하지 않을까?
엄청난 인파는 아니었지만 우리 같은 소망을 품은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완차이 지역에서 바다 건너 보이는 ICC 타워가 리드해서 메시지들을 계속 띄우고 있어서 점점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고
자정이 되니까 정말 ICC 타워에서 카운트 다운을 시작하고 주변 건물 들에서 하나둘씩 폭죽이 터지는데!!
혹시 눈치채셨나요? 기대하지 않았던 서프라이즈 폭죽들과 레이저쇼를 보고 환호하던 사람들이 이내
폭죽소리가 나지 않아서 당황했다!!!
아니, 우리 가까운 건물들에서 저렇게 폭죽이 터지는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다들 당황!
음악도 없고 팡 팡 터지는 소리도 없는 고요한 폭죽놀이를 보면서 조용히 새해 다짐을 했다.
엄마는 음악도 폭죽 소리도 없어서 어색하고 이상하다고 했지만 난 조용해서 좋았다...!
폭죽놀이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건물들이 라이트 쇼에 동참했으나
이내 관중들이 잠잠해지면서 우리는 생에 처음으로 이상하게 조용한 폭죽놀이를 보았다!
아쉬울 뻔한 마음을 잘 달래주고 또 다른 신기함을 선사한 2022/2023 홍콩에서의 연말 폭죽놀이 잊지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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