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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군, 너와 나

중국 남자 편견에 대한 홍콩 남자의 반론

by 안 매운 김치만두 2023.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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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부끄러움이 없는지...

만두 군과 싸우면 엄마나 친한 지인들에게도 다퉜다고 그냥 말한다.

가끔 만두 군이 나에게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에 대해서 더 말해야 할 텐데 우리 사이의 마찰에서 일어나는 불씨와 

재밌는 해프닝에 대해서 더 얘기하는 게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

 

 

엄마랑 통화할 때, 

"엄마, 만두군 진짜 왜 이래? 어쩌고 저쩌고 저쩌고 어쩌고 저쩌고 어쩌고"

(엄마는 대부분 만두 편을 드시고 내가 문제라고 하신다..... )

 

"엄마, 근데 만두 군은 정말 착한 거 같아. 그리고 요리를 잘하고 좋아해. 난 요리하는 게 너무 귀찮은데

만두 군이 같이 있을 때 거의 항상 요리해 줘. 그러면 당연히 내가 치우지~".

 

"중국은 원래 여자가 귀해서 집에서 남자가 살림한다고 하고 잘해준다는데 그런 거 아니가?"

 

"그런 건가? 만두 군이 항상 로맨틱하지는 않지만 항상 묵묵하고 자상하고 인내심이 엄청 많긴 해.... 

나한테 정말 감사한 사람이다... 좀 더 잘해줘야지..."

 

하긴 지난겨울, 만두군 부모님을 뵀을 때 새로운 가사 도우미를 구하기 전,

살림을 전적으로 만두군 아버지가 하셨던 것 같다! 만두군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아버지께서 나서서 하셔야 하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반찬이 있는 저녁과 청소, 장보기 등 많은 일을 맡아하시는 만두군 아버지를 보고 정말 엄마 말이 맞나..?

문화인 건가? 싶었다. 

 

만두군 아버지는 식사 후, 우리가 설거지 못 하게 하시고... 곁에서 돕는다고 멀뚱멀뚱 지켜보니 주방 정리 후 행주도 쫙! 

짜고 펴서 널어놓으시고...

온 집안 정리를 다 하시고.... 만두군 어머니를 위한 건강 스무디를 만드시고... 만두군 어머니께서 우리 보고 집에 안 쓴 그릇세트가 있어서 보여주고 싶어 하시니까

아버지께서 바로 마른행주 가지고 오셔서 그 많은 장식장 속 깨끗한 그릇들의 먼지들을 하나하나 마소와 함께 닦으셨다.

아버지... 저희 짐 때문에 못 가지고 갈 수 있어요... 죄송해요....  너무나도 안타깝고 죄송하게도 우리는 못 가지고 왔다.

 

무튼 제한적인 관찰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근 만두 군에게 물었다.

"만두군, 한국에는 중국 남자에 대한 이런 좋은(?) 편견이 있는데 네가 요리하고 너네 아버지께서 집안 살림 잘하시는 거 중국 문화 영향을 많이 받은 거야?"

 

 

나는 물었지만 속으로 답은 정해진 채 기대하며 듣고 있었는데

만두군 역시....

"아니"

 

왜????????? 그럼 너 왜 계속 요리하는 건데??

 

 

몰라서 묻냐는 표정으로 만두군 왈 

"왜냐.... 고?? 네가 요리를 안 하고 요리하는걸 안 좋아하잖아!!! 밥은 먹어야 하잖아.... "

 

역시 만두 군은 로맨틱하다..... -_- 우리 둘 다 애교 없음..

 

"내가 요리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네가 좋아하고 잘하니까 그러는 거지! 

그리고 나도 아예 안 하지는 않잖아??! 어쨌든 You spoiled me!"

 

(베시시 웃으면서 "역시 우리 만두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었는데 왠지 심술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서 

괜히 꼬아 말했다... 만두 군은 물었으니까 답 한 건데 난 왜 또 애 같이 답했을까... 엄마 말대로 내가 문제인 것..)

 

"무튼 그런데 만두군 아버지는 살림왕이신 거 같아. 우리 동네에 있는 중국인 친구들 보니까 다들 남자들이 주방에서 요리 

도맡아서 하고 애들 픽업도 어머니들보다 자주 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요즘 한국 사람들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아빠 세대나 심지어 내 남동생만 봐도.... 집안을 참여도가 낮은 거 같아서... "

 

"중국 본토도 사람이 엄청 많으니까 나름이겠지만 사실 잘 모르겠고

홍콩은 맞벌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집에서 가사도우미가 요리하고 살림하거나 아님 테이크아웃이나 외식 많이 해서 

남자들이 요리를 많이 안 할걸. 

 

우리 집도 엄마가 편찮아지시기 전에는 두 분 다 맞벌이하셨지만 엄마가 살림 더 맡아서 했어. 요리도 그렇고"

 

아하... 그렇구나...

 

결론은 만두 군과 나는 서로 보고 비교할만한 각 나라의 관찰 데이터가 많이 없었고

만두군 본인의 이유가 문화 때문이 아닌, 내가 게을러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주제로 대화를 계속하지 않았다.

이 날, 대화가 끝나기 전 난

"만두군, 난 만두군 덕분에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해! " (나도 어떻게 잘 해야 하는지 알고 노력한다!)

 

 

만두 군은 그저 피식한다.

(그래... 충분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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