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생태계의 골치덩어리 루피너스?
날씨가 서서히 따뜻해지고 있는 오뉴월 무렵 친구와 함께 자전거로 마을 주변 교외를 다니기 시작하였다.
한 때 자전거 동호회에 있는 친구의 영향을 받아 처음으로 거금을 들여 로드바이크를 샀는데
비 오고 추운 날이 많아서 일 년 중 탈 수 있는 시기가 제한적이라 날씨가 좋으면 무조건 나가서 타려고 한다.
그날은 마을 주변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빵집 지역을 가기로 했다 (빵지순례 에피소드에 소개된 예쁜 빵집!).
차도 많이 없고 친구랑 오손도손 이야기하면서 가는데 눈앞에 펼쳐진 익숙한 아스팔트 도로가 너무 예뻐 보였다.
차로 여러 번 지나갔는데 그날따라 특별하게 보였는데 그 이유는 길가에 많이 핀 루피너스 꽃 때문이었다!
어릴 때 읽었던 미스 럼피너스(Miss Rumpius) 동화책이 너무 좋아서 그곳에 나오는 꽃인걸 기억하고 있었는데...
스웨덴의 늦장 부리는 봄여름 시기에 거리에서 수선화만큼이나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은 루피너스 인 듯하다.
색깔도 다양하고 크기도 큰데 아스팔트를 제외한 웬만한 동네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루피너스 꽃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 왈
"근데 스웨덴에서 지금 루피너스 꽃 문제 삼고 있는 거 알아?
번식력이 너무 강하고 생명력이 질겨서 생태계를 위협하는 41가지 종들에 들어가 있데."
(관련 기사 https://sverigesradio.se/artikel/invasive-species-threatening-swedish-ecosystem-say-agencies)
동화 속의 미스 럼피우스는 행복을 전하기 위해서 루피너스 꽃씨를 여기 저지 뿌리고 다니셨는데...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스웨덴에서는 골칫덩어리라니..
아쉬운 소식이었지만 그날 아스팔트와 녹색의 풀나무만 있어 지루할 뻔한 도로를
꾸며준 루피너스가 난 싫지 않았다.
이미 꽃이 지고 거의 터질 듯 한 씨앗 꼬투리를 가져가서 집에 심어 볼까 하다가 말았다....

끝